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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早秋 조추)

겨울모자 2015. 9. 30. 12:18

 

추석인데도

한낮의 볕은 따끔따끔하다.

 

수줍은 단풍은

산꼭대기에 머뭇거리고

 

호숫가 조붓한 길은

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난다.

 

가지 끝에 졸고 있는 고추잠자리.

 

가만가만 손을 뻗어

톡 집으니

나에게도 잡히고 만다.

 

손자는 기뻐서 팔짝 뛰고

 

시원한 바람에

호수 위로는 구름 그림자가 흘러간다.

 

저녁 어스름에

바다 위로 떠오르는 슈퍼 문

 

신비로운 그 모습

다정하고도 은은한 그 색깔

 

오늘따라 옥토끼의 귀가

더 수그러져 보인다

 

아내는 어느새

달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고 있다.

한국사람 아니랄까봐.

 

그래, 나도 함께 빌어 보자

모두들 건강하게 이 가을을 맞이하라고...

 

 

     早秋                  초가을

 

朱蜻枝末睡     가지 위에 졸고 있는 고추잠자리

蹐捕給携兒     살금살금 잡아서 아이에게 주니

歡笑響濱徑     기뻐하는 웃음소리 물가에 퍼지고

碧湖雲影移     푸른 호수에 구름 그림자 옮겨 가네

 

 

* 朱蜻(주청)... 고추 잠자리

* 枝末睡(지말수)... 가지 끝에 졸다,   睡 잘 수

* 蹐捕(척포).. 살금살금 잡다,

                    蹐살금살금 걸을 척, 捕 잡을 포    

* 給携兒(급휴아)... 데리고 가는 아이에게 주다, 

                           給 줄 급, 携 끌 휴

* 響濱徑(향빈경)... 물가 길에 소리가 울리다,  

                           響 울릴 향, 濱 물가 빈,

                           徑 작은 길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