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漢詩)의 맛과 멋
조춘 (早春)
겨울모자
2018. 3. 7. 16:08
기나긴 겨울
위세를 부리던
동장군의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새 햇살이
잠시 따스한 손을 내민다.
차가운 산을 안개가
부드럽게 씻어 주고
눈 녹은 물은
흰 개울 되어 흘러내리니
졸졸졸 물소리가
새소리와 어울려 이중창을 부른다.
밤 되어 잔비가 부슬부슬
창가에 똑똑똑 낙수 소리가
쉬지 않고 베갯머리까지 들려오고
잊고 있었던
아주 익숙한
어떤 감정 하나가
나를 잠 못 들게 한다.
봄인가 보다.
살아야겠다.
早春 조춘 이른 봄
煙霧寒山洗撫柔 (연무한산세무유) 안개가 차가운 산을 어루만져 씻어주고
潺潺氷解白溪流 (잔잔빙해백계류) 얼음 녹은 흰 냇물이 졸졸졸 흐르네
廉纖半夜下微雨 (염섬반야하미우) 한 밤중에 부슬부슬 이슬비가 내리니
啄啄不停聞枕頭 (탁탁부정문침두) 똑똑똑 듣는 소리 베갯머리에 그치잖네
* 煙霧연무...연기와 안개, 전하여 흰 안개, 撫柔무유...부드럽게 쓰다듬다,
潺潺잔잔...졸졸졸, 廉纖염섬...이슬비 오는 모양, 부슬부슬, 下微雨하미우...
이슬비가 내리다, 下내릴 하, 微雨미우...이슬비, 啄啄탁탁...똑똑똑, 不停
부정...쉬지 않고, 停멈출 정, 聞枕頭문침두...베갯머리에 들리다, 聞들을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