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모자 2018. 10. 13. 12:45

휴일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어제 그 해가

다시 높게 올라 밝게 비추니


거실에는 기분 좋은

온기가 돈다.


한가하게

소파에 푹 파묻혀

책장을 넘긴다.


주방에선

부지런한 아내가


음식을 만드는

도마 소리가 들려오고


거기에,


아직도 얼굴 못 본

내가 좋아하는

우리 집 앞 까마귀가


까악까악

이중창을 보태니


까닭 없이,

내게 주신 생(生)이 감사해


고개 들어 하늘을 본다.


      休日                               휴일


閑鴉窓外日高鳴       한낮 창밖의 까마귀는 한가하게 울어대고

讀聞廚妻啄俎聲       책 읽노니 주방의 아내 도마 소리 들려오네

佳膳酒醺甘午睡       맛난 음식 술기운 올라 낮잠 달게 자고 나서

遠山晩眺白雲生       저물녘 먼 산 바라보니 흰 구름이 일어나네



** 閑鴉한아...한가한 까마귀, 鴉까마귀 아, 聞들릴 문, 廚 부엌 주,

   啄俎聲탁조성... 도마를 두드리는 소리, 啄쪼을 탁, 두드릴 탁,

   俎도마 조, 佳膳가선...맛있게 요리한 음식, 佳아름다울 가, 膳찬 선,

   酒醺주훈...술기운이 오르다, 醺술기운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