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브무곡 (斯拉夫舞曲)
안토닌 드보르작은 프라하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푸줏간집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아마추어 바이올리니스트였지만 아들
에게 확실한 직업을 물려주려고 푸줏간 일을 가르치고 푸줏간 면
허도 따게 했다.
당시 프라하는 독일치하에 있어서 아버지는 아들을 독일어를
배울 수 있는 학교에 보냈다. 그런데 그의 음악적 재능을 간파한
선생님의 권유로 드보르작은 16세 때 프라하의 오르간학교에 입
학한다.
졸업 후 프라하에서 연주가로 활동하던 드보르작은 34세 때
어려운 생활 속에서 오스트리아의 작곡 콩쿨에 응모해 당선되는
데, 이때의 심사위원이 요하네스 브람스였고, 브람스는 보헤미아
의 정서를 잘 살린 드보르작의 음악을 높이 평가하여 이후 계속
도움과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유명한 베를린의 짐 로크 출판사로 하여금 드보르작의 악보를
출판케 하여 이 <슬라브 춤곡>은 엄청난 인기를 끌게되었고, 이
로 인해 드보르작은 경제적인 안정을 얻었으며, 보헤미아의 음악
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드보르작의 <슬라브 춤곡>은 1878년(37세) 처음 출판한 전집
(前集)이 8곡(Op.42)이고, 1886년(45세)에 출판한 후집(後集)이
8곡(Op.72)이다. 이를 하나로 묶어 1번~16번으로 부르기도 한다.
브람스는 바이올리니스트 레메니와의 연주 여행에서 접한 민요
선율들을 <헝가리 춤곡>의 소재로 썼다가 레메니에게 소송을 당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드보르작의 이 <슬라브 춤곡>은 브람스
의<헝가리 춤곡>과는 달리 민요가 삽입되지 않은 독창적인 작품
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피아노 연탄곡(네 손을 위한 피아노곡)으
로 작곡되었다가 나중에 작곡가 자신에 의해 오케스트라 곡으로
편곡된 점은 <헝가리 춤곡>의 경우와 같다.
내가 좋아하는 Op.72의 제 2곡은 전체로 말하자면 열 번째 곡인
‘스타로다프니(Starodávný)’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3/4박자
의 서글픈 애가(哀歌)와 나중에 나오는 경쾌한 마주르카가 섞여 있
어서, 낙엽 지는 가을에 듣기 좋은 곡이다.
드보르작은 51세인 1892년, 차이코프스키가 사양한 줄리어드
의 전신인 뉴욕 국립 음악원의 원장직을 수락하여 3년간 미국에
머무르면서 교향곡 9번 <신세계로 부터>와 <첼로협주곡>, 현악
4중주 <아메리카>를 작곡하였다.
斯拉夫舞曲 사랍부 무곡 슬라브 춤곡
旋律含情韻致流 선율함정운치류 다정한 멜로디가 운치 있게 흐르면서
遞來緩速動鄕愁 체래완속동향수 느림 빠름 반복하며 향수를 자극하네
合篇前後十餘曲 합편전후십여곡 전편 후편 다 합쳐서 열 곡이 넘는 중에
玩愛十番聽晩秋 완애십번청만추 10번 특히 사랑하여 가을에 즐겨 듣네
* 斯拉夫舞曲사랍부무곡...슬라브 춤곡, 遞來체래...번갈아 오다, 遞갈마들 체,
玩愛완애...즐겨 좋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