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나이
어제 내린 비가 말끔히 씻어 놓은 숲.. 연초록색으로 새로 나온 잎
들을 바라보면, 덩치는 이미 다 컸지만 불그레한
혈색이 도는 중학 1
학년생을 연상하게 됩니다.
살짝 부는 바람에도 건들건들 흔들리는 나무처럼 작은 일에도 잘
웃고, 활발하면서도 아직은 수줍음을 간직하고 있는
눈길.. 세상에
널려 있는 어떤 병(病)에도 노출된 적이 없는 완벽한 건강이 가져다
주는 맑고 고운
피부..
고민 같지도 않은 우스운 일로도 때론 심각하게 고민하는 귀여움..
이제 막 형성되어 고정되어 가는
성격으로 인하여 어떤 일에는 제법
고집을 부리기도 하고..
어른들에게 말을 붙여 따질 일은 따지기도 할 자신감도
있지만, 자
신 속에 들어 있는 말도 안되는 모순으로 인해 자주 무너지기도 하는
자존심.. 몇 년 전만해도 잘 모르던 세계가 자신의
앞에 펼져져 있음
을 알고서 가지게 된 설레이는 기대와 꿈...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
뽀얗게 반들거리는 그들을 보면 지나간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누가
한 번 데려다 준다면 모든 것 다
제치고 얼른 돌아가 보고 싶은 그 시
절..
나는 그 때 왜 그랬을까.. 그 때 그 일은 왜 그리 아파했을까..
너
무도 싱거운 또 다른 일들이 그 땐 왜 항상 무지개 빛으로만 보였을까..
우리의 마음 속 그 때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의 소중함이 지금 그 시절
을 막 보내고 있는 저 앳된 모습들을 사랑하게
합니다.
먼 길을 걸어온 우리의 눈에, 그들의 창창한 미래가 아름다운 모습으
로
다가오면서.. 아직 그려지지 않은 어떤 그림을 보고 싶은 마음으로
그들의 미래를 축복하고 싶습니다. (2004.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