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살며 사랑하며

감기보다 더 쉽게

겨울모자 2006. 6. 5. 16:16

아침에 헬스장 탈의실 아저씨가

조금 건조한 인사를 건네는 나에게
반짝 눈을 맞추며 웃는다.

"늘 4시에 일어나 출근하는데
오늘 아침엔 왠지 공기 속에서
봄을 느꼈어요.. 시절이라는게 참!!"

부드러운 계절이 가까웠음을
반기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 말 한 마디에

어제 좀 언짢은 일로
아침까지 처져 있던 내 기분도

일순간에 회복되는 듯..

얼굴엔 미소가,
마음엔 아저씨의 봄 느낌이 가득해지며

그래 봄을 잊고 있었군...

막연한 희망
혹은 기대같은 어떤 것이
따스한 물처럼 가슴에 퍼진다.

아저씨의 시절에 대한 감탄보다

따뜻한 마음이 타인에게
옮아가는 일에 나는 더 감탄한다.

전염된 것이다!
감기보다도 더 쉽게...

사람의 마음에 피어나는
희망의 전염력을 귀하게 여기면서

창밖에 떨어지는 빗줄기를 세고 있다...
(2005.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