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분(扮)한 마리아가 냇물이 흐르는 숲에서 첫 노래 Sound of Music 을
부르는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그 때 냇가에 줄지어 서 있던 그 나무들.. 무슨
나무인데 저렇게 예쁜가...
했었습니다.
그 후로도 가끔씩 어디선가 본 일이 있는 것 같은데, 하여간 그리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는 아니어서 지나면 또 잊어버리고 있다가, 또 우연히 그 나
무를 보게 되면 아~ 여기에도 있구나.. 하고 반가워 하던
나무였는데...
얼마 전 친구와 점심을 먹으러 한 식당엘 갔더니, 개인 주택을 개조해서 꾸
민 그
식당의 정원에 그 나무가 몇 그루 심어져 있더군요. 미국서 공부한 그
친구는 그 나무의 이름이 birch tree 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집에 가서 사전을
찾아보니 자작나무! 였습니다.
마치 오래 전부터 사귀고 싶던 사람의
이름을 알았을 때의 기분과 비슷했다
고할까요? 자작나무라는 이름의 나무가 있다는 건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이것
이 그것이었구나... 이름과도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연한 회색을 띤 나무 줄기의 표면이 곱고
부드러운데, 시간이 지나면서 군데
군데 사람의 살갗처럼 껍질이 벗겨집니다. 여름에 해수욕을 갔다온 사람의 피
부 껍질을 벗기
듯... 약간 짙어진 부분의 껍질을 살살 잡아 당겨 벗기면...
속에서 옅은 회색의 새 피부가 나오는 것이죠. 그래서 조금 떨어져서
보면, 영
화에서처럼 나무 기둥이 알록달록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이게 됩니다.
추워지기 전에 친구와 같이 그 식당에 다시 가서, 이 번엔 뜰에 놓인 식탁에
앉아 보아야겠어요. 끊임없이 새로워지기 위해 껍질을 벗는 그
나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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