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주왕산에 갔더니
주차장에서 볼땐 자그마한 것 같은 산 속에
그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운 폭포가 그것도 셋이나
숨어 있을 줄은 몰랐지요...
제2폭포로 내려가는 목제 계단에는..
10년은 족히 그 자리에서 자랐음직한
단풍나무 한 그루가 계단 만드는 길을 방해했던 모양인데
단풍나무를 자르지 않고
목제 계단의 바닥에 구멍을 뚫어
굵은 단풍나무의 몸통이
계단을 뚫고 자랄 수 있도록 멋있게 처리를 하였더군요.
얼마나 멋집니까?
계단을 만드느라 일했던 분들도 수고했겠지만
그 일을 주관한 관청 담당자의 마음이 돋보이지 않습니까!
해마다 수많은 종이 제품들을 만드느라
엄청난 양의 숲을 파괴해 가는 마당에
나무 한 그루를 지키기 위한 그런 노력을
우리가 가벼이 보아 넘지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가다 보니 숲 속에...
껍질을 엄청나게 벗기고 속살엔 칼집을 낭자(狼藉)한
오래된 흉터를 보이는 나무들이 많이 눈에 띄였습니다.
예전에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서 늙거나 어린 것을 마다않고
소나무의 중간을 누군가가 이렇게 깎아 버린 것이었습니다.
예의 그 관청 담당자는
자상하게도 이런 나무들에 대한 설명의 글을
만들어서 걸어 놓았습니다.
이런 상처는 수십 년이 지나도 복구 되지 않고
그냥 이런 모양을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주왕산..
누구나 꼭 한 번 가 보시기를 권하고 싶은 아름다운 곳..
이렇게 상반되는 두 가지 모습으로
자연 보호를 가르쳐 주는 곳..
자연 보호는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일임을 더욱 명심해야겠습니다.
(200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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