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일러주는 네 가지 덕(德)
謙者德之基 / 勤者事之幹 / 詳者政之要 / 靜者心之體
겸자덕지기 / 근자사지간 / 상자정지요 / 정자심지체
겸손함은 덕의 기초이고, 부지런함은 일의 근본이고
세밀함은 다스림의 요체이고, 고요함은 마음의 본체이다
- 최석정(崔錫鼎), 〈시아사덕잠(示兒四德箴)〉,《명곡집(明谷集)》
해설
이 글은 조선 후기 학자 명곡(明谷) 최석정(崔錫鼎, 1646~1715)이
‘자식에게 일러주는 네 가지 덕에 관한 잠[示兒四德箴]’을 짓고
그 아래에 풀어 쓴 글 중에 있는 내용입니다.
저자는 슬하에 아들 하나와 딸 둘을 두었는데, 곤륜(昆侖) 최창대
(崔昌大, 1669~1720)가 그의 아들입니다.
저자는 자식에게 ‘교만하면 덕을 해치니 교만해서는 안 된다.
게으르면 일을 덮어두니 게을러서는 안 된다. 생각을 소홀히 하면
놓치는 게 있으니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기운이 들뜨면 지나침이
있으니 기운이 들뜨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훈계합니다.
그리고 교만함과 게으름과 소홀함과 들뜸을 다스릴 수 있는 요체로
겸손함과 부지런함과 세밀함과 고요함을 말하면서, 이 네 가지 덕을
행한 뒤에야 자신을 지키고 사물에 응접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어떤 일을 당부하는 것은 세상의 문을 열고 들어
갈 수 있는 소중한 열쇠를 건네주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명
곡 선생은 마음을 고요하고 겸손하게 간직하고, 일을 부지런하고 꼼
꼼하게 처리하라는 당부가 담긴 사랑의 열쇠를 자식들에게 건네주었
습니다. 옮긴이 하승현(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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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함으로 덕을 쌓고, 만사에 부지런하며, 혹 남들을 다스리는
위치에 서면 자상하게 대상을 살피고, 스스로의 마음 가짐은 고요
하게 유지하라는 당부를 스무 글자에 담아 자식에게 전한 내용입니
다.
결코 쉽지 않은 일들로 생각됩니다. 나와 다르고 나보다 못하다
는 생각으로 슬그머니 일어나는 타인에 대한 교만, 손끝의 흥미만
을 찾아 해야할 일들은 자꾸 미루고, 가족이나 친지들 그리고 부하
직원들의 마음을 세밀하게 살피고 배려하기를 게을리 하지는 않았
는지, 고요함과는 거리가 먼 비바람이 자주 마음에 일어나지는 않
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기에도 바쁘니.. 서른이 넘은 자식들에게 훈계는
커녕, 같이 마음에 새겨야 할 가르침으로 다가옵니다. 아... 세상살
이의 어려움이여... (미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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