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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漢詩)의 맛과 멋

마카오 (澳門)

   연말을 마카오에서 보내게 되었다. 아내와 둘이 아니라, 아들 딸 사위 손자까지 함께 했으니, 

참으로 행복하고도 감사한 일이다. 이곳의 카지노가 유명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도 웅장

하고 거대한지는 와서 처음 보고야 알게 되었다. 라스베가스의 독특한 분위기를 좋아했었는데 

이곳은 라스베가스보다 더 웅장하고, 카지노 수입도 엄청 더 많다고 하니 놀랄 뿐이다.


   거대한 성(城)과도 같은 베네시안 호텔에 들어갔다. 대리석 바닥을 또각또각 밟아가며 상점

가를 구경하다가, 푸른 수로를 다니는 곤돌라를 탔다. 젊은 뱃사공이 노래를 어찌나 잘 부르는

지 나도 절로 흥이 나서 ‘오 솔레 미오’를 따라 불렀고, 서서 보는 사람들도 선망의 박수를 쳐준

다.


   푸른 수로의 바닥에는 동전들이 가득 떨어져 잠겨 있으니, 사람들은 저마다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빈다. 나도 마음속으로 여기 다시 오게 해 달라고 빌었다.


   호텔에서 내려다보면 북쪽으로는 마카오 반도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중국 땅이 보인다. 반

도 아래쪽의 섬을 매립하여 넓혀서 이 도시를 건설했다는데, 멀리 바라보아도 끝없이 호텔들이 

보인다. 나약해 보이던 인간의 힘이라는 것이 한 순간 대견해 보이기도 한다.


   호텔마다 카지노가 있어 사람들이 북적인다. 나도 잠시 동안 머신 앞에 앉아 놀아 보았지만, 

하나같이 매우 중국적인 그래픽들이 눈에 설어서 그다지 재미가 없고, 라스베가스의 기억에 비

해 분위기는 많이 건조해 보인다.


   제야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어 바야흐로 자정이 되니 파리지앵 호텔의 불꽃놀이가 시작되

었다. 처음으로 보는 엄청난 모습, 휘황찬란(輝煌燦爛)하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가 보

다. 사람들 속에 서서 평생 잊지 못할 장관을 보며 아내의 어깨를 감싸 앉는다. (2018. 1. 1)



    澳門                               마카오


威尼斯館店街步         베네시안 호텔 상점가를 걷다가

水路歡乘風尾船         수로에서 즐거이 곤돌라를 타니

篙手彈琴歌欸乃         뱃사공은 기타 치며 노래 부르고

兒孫碧水投銀錢         자손들은 푸른 물에 은전 던지네


去遙櫛比摩天閣         멀리까지 즐비한 마천루의 숲

滿集人人娛樂家         카지노마다 사람들 가득 모이고

除夜秒方過子正         제야 시간 바야흐로 자정 지나니

迎新火戱發奢華         새해 맞는 불꽃놀이 화려하구나


北望半島西中國         북으론 마카오 반도 서로는 중국

開發雄飛數十年         수십 년의 개발로 큰 발전하여

林島變今成盛市         수풀 섬이 대도시로 변하였으니

桑田碧海此身前         상전벽해라는 말이 이것이구나



* 澳門오문...아오먼, 마카오,


* 威尼斯館위니사관... 베네시안 호텔, 威尼斯위니사...베니스

  店街步점가보...상점가를 걷다, 風尾船풍미선...곤돌라,

  篙手고수...뱃사공, 篙상앗대 고, 歌欸乃가애내...뱃노래를 부르다,

  歌노래할 가, 欸乃애내...뱃사공이 배를 저으며 부르는 노래


* 去遙거요...멀리까지, 去거...거리를 나타냄, 遙멀요,

  櫛比즐비...많이 널려 있는 모습, 摩天閣마천각...마천루

  娛樂家오락가...카지노, 除夜제야...한 해의 마지막 밤,

  迎新영신.,..새해를 맞음, 火戱화희...불꽃놀이,

  奢華사화...사치스럽고 화려함,


* 半島반도...마카오(澳門오문)반도, 盛市성시...번성한 대도시,

  桑田碧海상전벽해...세상 모습의 변화가 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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