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쪽이 날씨가 안좋다고 하니 오늘부터는 빈이다! 린츠의 호텔에서 빈까지는 약 195 Km. 아침을 일찍 먹고 또 둘이서 출발하였다. 린츠에
서 빈으로 가는 A1 고속도로는 빈의 북쪽으로 접근하다가 아래로 틀어서 남서쪽으로 해서 빈으로 들어가는 비너 슈트라쎄Wiener Strasse 라는 길
로 연결된다. 첸트룸에 가까워지며 제일 먼저 들어오는 칼스 성당의 위용에 놀라며, 그 지하주차장에 차를 두고 나와 레쎌 공원 벤취에 잠시 앉아
오늘 볼 것들을 점검하였다.
공원에서 길을 건너면 먼저 우측으로 무직페어라인Musikverein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음악동호인회라고 라면 될 것이다. 브람스가 처음 빈에 와
서 이곳의 총무 일을 보았다. 해마다 1월 1일이면 빈 필의 신년음악회가 이곳에서 열려 전세계로 중계되며, 내년 1월 1일의 지휘자는 마리스 얀손
스 Mariss Jansons 로 정해져 있다. 마침 모차르트 시대의 복장을 한 직원들이 그날 저녁의 표를 팔고 있어서 여행자의 눈을 즐겁게 하였다.
왼쪽으로 돌아서면 길바닥에 별판들이 보이는데, 이 근처에서 슈테판 대성당까지 유명 음악가 100명의 사진과
서명이 담긴 별모양의 명판이 길에 깔려 있다. 무직 마일레 Musik Meile 라고 부르는 이 행렬은 슈테판 대성당
에 이르러, 소년시절 이 성당의 합창단원이었던 하이든으로 끝난다.
다시 오페른링 이라 부르는 길을 건너 케른트너 슈트라쎄 Kärntner strasse로 접어 들자마자 좌측 길 건너, 빈 국립오페라 극장이
위용을 드러낸다.
이 케른트너 슈트라쎄는 매우 번화한 거리로서 깨끗한 가게들과 사람들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 이 길을 걷다가 우측으로 힘멜포르트 가쎄 로 접어
들면 우측에 카페 프라우엔후버 Frauenhuber 를 만나게 된다. 이 건물은 모차르트 당시 얀스홀 이라고 불리던 곳으로 모차르트가 죽던 해인 1791
년 3월 마지막으로 대중 앞에서 자신의 피아노 연주를 한 곳이다.
그날의 연주곡은 그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 27번이었다. 이 때 모차르트는 생애 가장 궁핍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마침 어린이 잡지사의 주문으로
어린이를 위한 소품 세 곡 을 작곡했는데, 그중의 한 곡이 <봄을 그리며, Sehnsucht nach dem Frühling>이라는 곡으로서 자신의 마지막 피아노 협
주곡 27번의 3악장의 주제를 가져다가 만든 것이었다. 그러저러한 일들을 생각하며 서 있는 나에게 아내는 어서 다음으로 가자고 채근한다.
위의 사진을 찍으려고 내가 서 있던 곳은 라우엔슈타인 가쎄 Rauhenstein gasse 라고 불리는 길인데, 이 길의
8번지가 바로 모차르트가 죽은 집이다. 발제크 백작이 은밀히 보낸 사람이 의뢰한 레퀴엠을 작곡하다가 끝내지
못하고....
사진 왼쪽의 명판에는 모차르트가 1791년 12월 5일 이곳에서 죽었다고 써 있고, 지금은 슈테플 백화점의 일부
가 되어 있다.
다시 케른트너 슈트라쎄로 나가 따라가다가 좌측으로 그라벤 거리를 보며 직진하면 오른쪽으로 거대한 성당을
만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슈테판 대성당이다. 이때야말로 큰 사진기를 안 가져간 것을 후회한 순간이었다.
모차르트는 이 성당에서 26살에 결혼식을 올렸고, 9년 후 그가 죽자 다시 이 성당의 작은 경당에서 장례미사
가 거행되었다. 이 성당의 지하에는 역대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제와 가족들의 시신중의 내장이 보관되어 있
다. 합스부르크 왕가에서는 황제의 부활을 믿어, 황제가 죽으면 그 심장은 아우구스티너 성당(아래 사진)에,
그리고 내장은 따로 슈테판 대성당에, 그리고 나머지 시신은 카푸치너 성당에 따로 보관하였다고 한다. 카푸
치너 성당의 사진은 찍어 두었는데.. 찾을 수가 없다.
슈테판 대성당 뒷쪽으로 좁은 골목길인 돔 가쎄로 들어서면, 또 하나의 모차르트가 살던 집이 나온다. 골목 끝, 우측의 노란 호텔 옆 건물이다. 이
집은 모차르트가 빈에서 살던 10년중에 제일 넓고 좋은 집이다. 모차르트는 이 집에서 <피가로의 결혼>을 위시한 많은 작품을 썼기에 <피가로 하
우스>라고도 불린다. 그는 이 집으로 자주 사람들을 불러 음악회도 열었다. 나중에 아버지 레오폴트가 이 집을 방문하였을 때 마침 하이든도 초청
하여 모차르트의 연주를 들었고, 하이든은 레오폴트에게 '모차르트는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음악가이다'라고 칭찬하였다. 모차르트가 가장 행복
한 시간을 보낸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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