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아침빛이
거리에 쏟아지는데
카 라디오에서
쇼스타코비치의 왈츠가 흘러나오고
저만치
검은 양복을 입은
머리 하얀 노신사 한 분이
택시를 세워 문손잡이를 잡는다.
이 장면,
전에 한 번 본 것 같은데,
어디였을까?
언제였을까?
고갈(枯渴)되었던 호기심이
바장거리며 일어나고
높은 가지 위에
보금자리를 새로 지어놓은 새처럼
마음이 가볍고 즐거워진다.
태양 아래 모든 일들이
아주 잘 굴러가고 있는 듯,
주위의 사소한 것들이
살아있는 기쁨을 느끼게 한다.
오늘은 어디
가까운 나들이라도 할까.
성급한 신록(新綠)이
이 거리를 다 채우기 전에
아직 남아 있는
사랑스러운 봄을 내 안에
한껏 들여 놓고 싶다.
(2015. 4. 27.)
歡喜 환희
太初天主造蒼生 태초에 하느님이 인간을 지으실 때
賜與山川亦紫明 이 세상 산수도 아름답게 지어주셨네
春景百花駘蕩盡 봄볕에 온갖 꽃 피어 흐드러지니
愛憐萬物樂昇平 즐거운 마음으로 만물을 사랑하리
* 造蒼生(조창생)... 인간을 지으시다. 造 지을 조,
蒼生 세상의 모든 인간,
* 賜與(사여)... 내려주시다, 賜 줄 사, 내려줌, 與 줄 여,
* 紫明(자명)... 산자수명, 경치가 아름다움,
* 駘蕩盡(태탕진)... 화창하기 이를 데 없다
駘蕩 봄이 화창한 모습, 盡 다할 진
* 愛憐(애련)... 사랑하고 어여삐 여김
* 樂昇平(낙승평)...승평을 즐거워 함,
昇平 걱정없이 평안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