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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漢詩)의 맛과 멋

황국 (黃菊)

여럿이 모여 놀다

헤어질 때가 되면


그분은 어김없이 모두에게

꽃이 핀 작은 화분을

하나씩 나누어 주신다.


즐겁게 놀고난

나른하고 푸근한 기분이


손안에 들려진

꽃 화분으로 인해

한결 더 새뜻해지며


그 따뜻한 마음씨가

돌아서도 가슴에 남는다.


포인세티아(Poinsettia)도 받았고

익소라(Ixora)도 받았고

이번엔 국화다.


매일 아침

한 줌 물을 주면서

샛노란 국화를 들여다보면


가을을 맞은 나의 창가에

마치 봄이 다시 온 것 같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사람은 불행보다는 행복에 대해

적응도 빠르고

이후 초기화 또한 빨라서


큰 즐거움 한 번 보다는

작은 즐거움 여러 번이

훨씬 좋다고 한다.


그분은 알고 있다,

여러 사람을 오랫동안

행복하게 하는 비밀을...



           黃菊                      황국



      秋天高又闊        가을 되어 하늘은 높고 맑은데

      爾土小如拳        네 영토는 주먹만큼 작기도 하네

      一掬淸澄水        하루 한 줌 맑은 물 그것만 먹고

      多葩點點憐        많은 꽃들 점점이 어여쁘구나


      忽忽香芬苾        문득문득 꽃향기 흘러나오니

      盆頭數近親        나는 자주 화분에 가까이 가네

      鵝黃花色好        노오란 그 색깔이 너무 좋아서

      髣髴只今春        마치 지금 다시 봄이 온 것 같도다



* 爾土이토...너의 땅,  爾너 이,  小如拳소여권...주먹처럼 작다

  一掬일국...한 줌,  掬 움킬 국, 한 움쿰, 多葩다파...많은 꽃,

  葩꽃 파, 憐어여삐 여길 련,

* 忽忽홀홀...문득문득, 忽문득 홀,  芬苾분필...향내가 나다,

   盆頭분두...화분 머리, 數近親삭근친...자주 가까이 하다.

   數자주 삭,

   鵝黃아황...거위 새끼의 노란 털 처럼 아름다운 노란색을 의미,

   髣髴방불...~ 같다. ~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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