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부산에서
국회의원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그러나
곧 발발한 6.25 전쟁 통에
터키군 차량과의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지역 유지였던 할아버지의 냉담 속에
두 누나와 홀어머니와 함께 남겨진 그는
이후 어려운 삶을 살게 되었다.
연극영화과에 합격하고도
두 누나의 대학 등록금 마련으로
여유가 없는 어머니의 충고에 따라
재수(再修)를 하던 그해 10월,
췌장암으로 어머니마저 잃게 되었다.
도피하듯 입대한 군대에서는
결핵으로 의병제대를 하게 된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던 그였지만
그의 삶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부산 지역의
음악 살롱을 전전하던 그가
어머니를 보내드리던
그 가을의 아픔을 글로 적었고
작곡을 하는 친구가 이 글에
멜로디를 만들어 붙인 노래.
그는 이 노래를 불러
1977년에 신인가수상을 탔고
이 노래는 누구나 아는
유명한 노래가 되었다.
언뜻,
떠나간 연인을 그리는 곡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10월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조금 더
곁에 있어 달라고 기도하는
절절한 마음이 담긴
노래라고 한다.
失落 실락 길을 잃어
請莫別於秋 청막별어추 가을에는 떠나지 마시오
凋零沸更愁 조령비갱수 낙엽지면 마음 더 괴롭소
乍離凍合節 작리동합절 차라리 얼어붙은 계절에 떠나시오
踏雪掃襟憂 답설소금우 눈 밟으며 내 고통 지울 수 있게.
四路下陰昏 사로하음혼 거리엔 어두움이 내리고
孤燈霧裡煩 고등무리번 안개 속 등불도 번민하는 듯,
蕭蕭飛細雨 소소비세우 가랑비 쓸쓸히 흩날리는데
身似立荒原 신사입황원 황량한 벌판에 홀로 선 듯하오
* 失落실락...길을 잃다, 길을 잃어 낯선 곳에 떨어지다.
請청할 청, 莫막...~하지 말다. 別떠날 별,
凋零조령...(잎이)시들어 떨어지다, 낙엽지다.
沸끓을 비, 更다시 갱, 더 갱, 愁근심 수,
乍차라리 작, 잠깐 사, 離떠날 리,
凍合節동합절...얼어붙은 계절, 凍얼 동, 合합할 합,
掃襟憂소금우...가슴 속 고통을 없애다, 掃쓸 소, 없애다.
襟옷깃 금, 가슴 금, 煩번민할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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