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빛으로 유명한 프로방스.
툴롱 근처의 해안마을에
오늘따라 가는 비가 뿌리며
거칠고 음산한 바람이 분다.
바닷가 식당에는
저녁을 먹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나는 로시니의 이름이 들어간
닭 가슴살 요리와
레드 와인을 한 잔 주문한다.
식사 하는 동안
바다 위의 넓은 하늘 캔버스에
구름이 그리는
어둡고 희한한 그림이
계속 바뀌는 걸 본다.
빈센트 반 고흐가 살았던
아를(Arles)을 찾아가는 길,
신산(辛酸)하기만 했던 그의 삶과
그 아름다운 유산(遺產)들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되어,
작은 가시처럼
삼켜도 내려가지 않는데,
동행한 아들이 말한다,
지고한 예술적 성취는
안락 자족한 생활과
동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더라고...
그도 이제 인생의 의미를
아는 나이가 되었다.
地中海 지중해
細雨厲風靑海夕 (세우려풍청해석) 가는 비 바람부는 푸른 바닷가 저녁
寒飛雲外一孤鷗 (한비운외일고구) 음산한 구름 밖에 갈매기가 나는구나
添杯赤酒羅鷄食 (첨배적주라계식) 로시니 닭요리에 포도주를 곁들어
自強長途慰客愁 (자강장도위객수) 머나먼 길 떠나온 객수를 달래보네
* 厲風려풍...사나운 바람, 萃곁들일 췌,
羅鷄食나계식...로시니(羅西尼) 닭요리,
自强...스스로 힘써 몸과 마음을 가다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