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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漢詩)의 맛과 멋

이팝나무2 (流蘇樹2)

이팝나무 이야기를

한 번 한 적이 있다.

 

예부터 쌀밥을

이밥이라고 말하는데

 

봄이면 꼭 흰 쌀이

수북히 열린 것 같은 꽃을 피우니

그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또는 입하(立夏)

가장 풍성하게 핀다고 하여

이팝나무라고 했다는 설도 있고.

 

하여간 오늘 점심에 나가보니

앙상하게 조락한 이팝나무의

 

껍질이 마치 허물을 벗은 듯

헐렁한 옷처럼 되어 줄기를 감싸고 있다.

 

이제 추워지는 날씨를 견디고

내년 봄까지 살아남았다가 다시

화려한 쌀밥꽃을 피우려는 것이겠지.

 

자작나무만 껍질을 벗는 줄 알았더니

이팝나무도

껍질을 벗어 줄기를 싸고 있구나.

 

언주로에 가로수로서

주욱 심어져 있는 이팝나무여,

 

내년 봄에도 내 출근 길 두어달 동안

그 화사한 모습 보여주길 기대한다.

 

    流蘇樹                      유소수

 

春放豊年白米花     춘방풍년백미화

九秋憔悴失繁華     구추초췌실번화

凄凉苦待來三月     처량고대래삼월      

日暮垂枝噪晩鴉     일모수지조만아

 

     이팝나무

 

봄에는 풍년 만난 듯 흰 쌀꽃을 피우더니

가을 깊어 초췌한 모습 번화함을 잃었네

내년 봄을 기다리는 처량한 이팝나무

해질녘 늘어진 가지에 갈가마귀 시끄럽네

 

憔悴...수척하게 여윈 모습

   繁華...무성하게 아름다운 꽃이 핌

   等待...기다리다

   ...시끄러울 조, 새가 시끄럽게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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