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오는 날
- 진성훈 -
주룩주룩
비 내리고
오늘 노가다 일은 공쳤구만
안방
창문 밖
수양 홍매화
요염한 자태
바람끼 풍기는데
너의
속삭임
듣지 못하는
세월의 흐름이 아쉽구나
얘야
차라리
너의 끼
술 한 잔에 녹여
나랑
후회없는
사랑에 한껏 취해보자.
* * * * * *
나의 고교 대학 동창인 J박사를
나는
제주 터줏대감으로
꽃과 나무와 詩를
사랑하는 秦선비라고 부른다.
여전히 천직인 의술을 펴며
틈틈이 지난 날의
斷想들을 묶어 펴낸 그의 詩集
《무화과 그늘아래》.
사진들을 詩와 함께 담아
아름다운 冊을 펴낸 것은
詩人의 사랑하는 따님의 솜씨.
詩 한 首 한 首에 깃든
지난 세월의 이야기들을
참으로 멋진 하드웨어로 만드셨네!!!
곁에 두고
저 시원한 맑은 바람 가득한
濟州 생각이 날 때면
펴보고 펴 보고 할 참이다.
위에 올린 詩 《봄비 오는 날》을
한 首의 칠언절구(七言絶句)로
바꾸어본다.
春雨柳梅
窓前春雨奏琴來 창전춘우주금래
亂點紅花爛漫開 난점홍화난만개
妖艶仙姿眞可愛 요염선자진가애
相憐君我晩傾杯 상련군아만경배
봄비 속 수양매
창밖에는 가야금 소리처럼 봄비 내리고
붉은 매화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었네
선녀처럼 요염한 모습 진정 아름답구나
서로 아껴 너와 나 늦도록 잔 기울여볼까
※ 奏琴주금...가야금을 연주하다, 爛漫난만...꽃이 흐드러지게 핀 모양.
可愛...사랑스러움, 憐...어여삐 여길 련, 아낄 련, 君我군아.. 그대와 나,
晩늦을 만, 늦도록까지, 傾杯경배..술잔을 기울이다.
柳梅는 (1) 수양버들과 매화 (2)수양매화, 의 두가지 뜻인데, 여기서는
수양버들처럼 늘어지는 (2)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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