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하는 시벗 덕인(德仁)이
오늘 아침 산책길의 청계천
사진을 몇 장 찍어 올렸는데
그중 한 장의 사진이
내 눈길을 확 잡아 끈다.
청계천(淸溪川) 맑은 물에 비친
새로나온 버들잎 색깔이
어찌도 저리 아름다운가?
사진 아랫쪽으론 새 한 마리가
기막힌 포치(布置)로 앉아 하늘을 우러르니,
과연 화룡점정(畵龍點睛)이로고.
일년 넘어 지쳐 누워있던
나의 시심(詩心)이 순간 발동하여
오랜만에 절구(絶句) 한 수(首)를
물흐르듯 써내려 간다.
아, 봄은 또다시 이리도 아름다운데
나는 어쩌자고 마음을 다쳐
문을 꼭꼭 닫고 숨어 있었나.
봄이 흐드러졌음을 알면서도
어두움에 비틀거리던 마음을
다시 일으켜 붙잡아 세워
봄 속으로 나로 이끌어본다.
내가 아직도 살아 있나,
나라가 아직도 살아 있나,
春愁
垂楊裊裊映溪川
睍睆鳴禽仰碧天
樂樂森羅春好節
吾身蹭蹬滿濃烟
춘수
수양뇨뇨영계천
현환명금앙벽천
낙낙삼라춘호절
오심층등만농연
수양버들 맑은 냇물에 하늘하늘 비추이고
물새는 밝은 소리로 하늘 향해 노래하네
세상 만물 모두다 이 좋은 봄을 즐기는데
나홀로 짙은 연기 속에 비틀대며 허덕이나
(2025. 4.26)
裊裊뇨뇨...하늘거리는 모양
睍睆현환...소리가 맑고 아름다운 모양
蹭蹬층등...헛디뎌 비틀대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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