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가 바로 추분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낮밤의 균형이 기울기 시작해서
밤이 더 길어지기 시작하겠지요?
<밤이 길어진다>는 말을 생각할 때면
언제나 저는 황진이의 이 시조가 생각납니다.
동지(冬至)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춘풍(春風)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참 좋지요?
긴 밤을 서리서리 접어 넣었다가
나중에 구뷔구뷔 펴리라는 그 시각적 상상이
유교 시대의 그것 같지 않게 참신합니다.
밤이 길다는 것...
밤은.. 눈을 자극하는 밝은 빛이 사라지고
우리가 숨을 수 있는 안온한 어둠을 가져다 주지요.
하루 일을 열심히 끝내고
그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것..
생각만해도 편안하고 기분 좋습니다.
친구를 만나도 좋고
사랑을 생각해도 좋고
아니면 제법 두툼한 책을 펼쳐도 좋을 시간
기나긴 밤.. 아직도 먼 내일 아침이 올 때까지
우리가 편하게 쉴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이제 몇달 동안 우리 앞에 찾아올 기~인 밤들..
여러분에게도 좋은 시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2003.9.25)
이제부터는 낮밤의 균형이 기울기 시작해서
밤이 더 길어지기 시작하겠지요?
<밤이 길어진다>는 말을 생각할 때면
언제나 저는 황진이의 이 시조가 생각납니다.
동지(冬至)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춘풍(春風)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참 좋지요?
긴 밤을 서리서리 접어 넣었다가
나중에 구뷔구뷔 펴리라는 그 시각적 상상이
유교 시대의 그것 같지 않게 참신합니다.
밤이 길다는 것...
밤은.. 눈을 자극하는 밝은 빛이 사라지고
우리가 숨을 수 있는 안온한 어둠을 가져다 주지요.
하루 일을 열심히 끝내고
그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것..
생각만해도 편안하고 기분 좋습니다.
친구를 만나도 좋고
사랑을 생각해도 좋고
아니면 제법 두툼한 책을 펼쳐도 좋을 시간
기나긴 밤.. 아직도 먼 내일 아침이 올 때까지
우리가 편하게 쉴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이제 몇달 동안 우리 앞에 찾아올 기~인 밤들..
여러분에게도 좋은 시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2003.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