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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漢詩)의 맛과 멋

싸울 운명을 타고난 존재들 籠西行 농서행 誓掃匈奴不顧身 서소흉노불고신 五千貂錦喪胡塵 오천초금상호진 可憐無定河邊骨 가련무정하변골 猶是春閨夢裏人 유시춘규몽리인 貂錦 : 담비 가죽 갖옷과 비단을 입은 정예부대 병사 無定河 : 황하의 한 지류의 명칭 농서의 노래 흉노 소탕하겠노라 자신을 돌보지 않더니 무장한 오.. 더보기
오동잎에 내리는 비 아내에 관한 시를 한 편 읽어 볼까요? 오랜 세월 서로 익숙해진 탓에 그 존재의 고마움을 잊기 쉬운 사람이 바로 아내가 아닐까요? 조선 인조 때의 문신 이서우(李瑞雨)가 지은 <죽은 아내를 애도함> 이라는 시입니다. 玉貌依稀看忽無 (옥모의희간홀무) 覺來燈影十分孤 (각래등영십분고) 早知秋雨.. 더보기
님 그리워 꿈길로... 날씨가 춥습니다. 일찍 찾아 온 겨울... 문 닫아 걸고 따뜻 한 차 한 잔 앞에 놓고... 시 감상이나 할까요? 조선 중종(中宗) 때 승지 벼슬을 하던 조 원(趙 瑗)에게 이 옥봉(李 玉峰)이라는 소실이 있었습니다. 엄연한 사대부 집의 딸이었지만 서녀(庶女)라는 신분 때문에 조 원의 소실이 된 것 입니다. 그러.. 더보기
퇴근 길의 오독(誤讀) 며칠 전 퇴근길.. 어두워진 거리로 차를 몰고 가는데, 앞에 가는 봉고 트럭의 뒤에 무언가 흰 글씨로 한자(漢字) 가 씌여져 있었습니다. 처음엔 무심코 보았는데, 신호대기 하느라 서 있을 때 그 글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 작은 트럭으로 개인 사업을.. 더보기
대칭의 미학 강원도 평창에서 영월 방향으로 31번 국도를 몇 킬로 달리면 약수(藥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약수가 많이 나오는 지는 조사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하여간 지명의 유래 를 찾아 보면 무슨 이야기가 나옴직도 한 마을 이름입니다. 또 한 곳, 평창 옆 정선에서 윗쪽으로 20 킬로 정도 더 .. 더보기
시인 가도(賈島) 맑은 날인데도 해는 보이지 않는 낮 시간입니다. 잠시 또 짬을 내어 오늘도 당(唐)나라의 시인 가도(賈島)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당대(唐代)의 시인들 중에서 시작(詩作)에 골몰하기로 맹교(孟郊)에 못 지 않은 사람이 바로 가도(賈島)입니다. 그 역시 생의 목표를 시에 둘 만큼 시작에 몰두하며 .. 더보기
시를 짓는 마음 당(唐)나라의 유명한 시인중에 맹교(孟郊)라는 사람이 있다. 지금도 젊은이들은 시험에 시달리지만, 옛날에도 마찬가지였던 것같다. 누구 든지 입신출세 하기 위해서는 과거시험에 합격해야 했으니, 옛날에도 지금이나 삶이 만만한 것은 아니었나보다. 맹교도 젊은 시절 여러 번 과거에 떨어졌나보다. 청운의 뜻을 품고 준비해온 과거에서 떨어졌을 때의 그 기분... 더구나 여러 번을 연거푸 떨어졌을 때의 그 참담함을 아는 사람은 안다. 맹교는 그러한 기분을 이러한 싯귀로 나타냈다. 一 夕 九 起 嗟 (일 석 구 기 차) 夢 短 不 倒 家 (몽 단 부 도 가) 하룻 저녁 아홉번 일어나 앉아 탄식하니 꿈길도 토막나 집에 닿기도 어렵겠네! 생각할수록 기가 막히다. 노력했는데.. 어찌 또 떨어졌을까! 내일은 집 으로 돌아 가.. 더보기
비오다 개이다... 乍晴乍雨雨還晴 맑다가 비오고 다시 개이니 天道猶然況世情 하늘도 저렇거든 사람에서랴? 譽我便應還毁我 날 기린 이 문득 날 다시 헐뜯네 逃名却自爲求名 이름 숨김 외려 이름 구함이어라 花開花謝春不管 꽃이야 피든 지든 봄은 무심코 雲去雲來山不爭 구름이야 가든 오든 산은 말 없네 寄語世人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