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련화 (旱蓮花)
어려서 살던 집 화단엔 여러 가지 꽃과 나무가 많았다. 감나무, 은행나무, 향나무, 라일락, 앵두나무, 복숭아나무, 개나리, 오동나무… 채송화, 과꽃, 찔레꽃, 무궁화, 접시꽃, 백일홍, 국화, 코스모스, 제라늄, 맨드라미, 분꽃… 생각해 보니, 어머니는 겨울만 빼고는 늘 예쁜 꽃들을 보여주셨었구나! 꽃 중에는 한련화(旱蓮花)도 있었는데, 어린 나는 누나들이 말하는 이름을 듣고 그저 “활련”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도 오늘날까지. * * * * * * 엊그제 일요일 모처럼 두하(斗河), 목선(穆詵), 회인(懷仁) 세 사람이 소위 ‘두목회(斗穆懷)’ 모임을 가졌다. 목선의 ‘나와바리’인 분당의 장어집에서. 1년여 전에 갑자기 상처(喪妻)를 하고 작년 겨울 이 자리에서 소주 한 병으로 붉어진 눈에서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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